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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일링] 5. 스케일링만큼은 반드시 건강보험이 적용되어야!
현재 대한민국의 경제 문제 중 가장 심각한 것을 꼽으라면 단연 양극화일 것입니다. 가난한 이들은 더욱 가난해 지고,가진 이들은 더 많이 가지게 되는 경제의 양극화 현상이 치과 환자분들에게도 나타나고 있으니 ‘구강 보건의 양극화 현상’이라고 이름 붙여 봅니다.
구강 보건의 양극화 실태
먼저 서민들의 구강 보건 실태를 살펴볼까요.치과 진료비는 건강 보험 적용 대상이 적어 비쌉니다.그래서 대부분의 서민들은 이가 많이 아프거나 크게 불편하지 않으면 치과에 서둘러 가지 않습니다. 당연히 스케일링을 자주 받지 못하며,올바른 잇솔질 교육을 받을 기회도 적습니다.참고 참다가 심하게 아프고 불편한 지경이 되어 치과를 방문하면 이미 병이 커진 상태입니다. 간단한 치료로는 해결이 어렵지요. 금과 같은 비싼 재료는 엄두를 못내고,보험 적용되는 재료와 치료로만 임기응변식 치료를 하고 버티게 됩니다.
치료를 완전히 마무리한 것이 아니므로 언젠가는 또 고통이 찾아옵니다. 그제서야 치과를 또 찾지만, 대개 이를 뽑아야 하는 상황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뽑고 나면 인공 치아를 해 넣어야 하지만 임플란트는 비싸서 못하고, 주변의 생니를 깎아서 연결 하는 브리지치료를 받을 수 밖에 없지요.
하지만 브리지 치료를 할 때는 기둥이 필요하므로 최소한 멀쩡한 치아 두 개 이상을 깎아내야합니다. 그런데 브리지 아래에는 음식이 자꾸 끼어서 장기적으로 잇몸을 나빠지게 합니다. 결국 기둥 삼았던 치아까지 망가져 빼야할 치아가 하나 둘 늘어나고 맙니다. 임플란트를 해야할 개수가 점점 늘어나면 치료비도 눈덩이처럼 불어납니다. 임플란트는 점점 그림의 떡이 되고 결국 저렴한 틀니를 선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틀니를 오래 쓰면서 잇몸이 계속 조금씩 내려앉고, 결국 틀니도 안맞고 임플란트를 심을 잇몸도 부족한 최악의 상황을 맞게됩니다.
이번에는 부자 계층의 구강 보건 실태를 살펴봅시다.
진료비에 대한 부담이 없으니 조금만 불편한 곳이 생겨도 치과를 방문합니다. 작은 문제가 있으면 간단히 해결하고,스케일링도 꼬박꼬박 받을 수 있습니다. 스케일링을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잇솔질 교육과 구강 보건 교육이 이루어집니다.
스케일링 시술 중에 치과의사나 치과위생사가 꼼꼼히 입안을 살펴보게 되니 병이 커지기 전에 조기에 발견할 수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없는 환자는 발견한 문제를 최선의 치료 방법과 최고의 재료로 치료합니다.
고령이 되어 뽑아야 할 치아가 하나,둘 생기더라도 주변 치아를 손상시키지 않고 간단히 임플란트 시술을 받습니다. 결국 많은 자연 치아를 오랫동안 보존하여 먹는 즐거움을 누리면서 즐거운 노후를 즐기게 됩니다.
가난한 사람의 구강 상태는 점점 나빠지고,부자인 사람의 구강 상태는 오랫동안 건강하게 유지되는 구강 보건의 양극화 현상, 물론 과장하여 표현하긴 했지만, 이렇게 경제적인 양극화는 구강 보건의 양극화로도 이어집니다. 그렇다면 구강 보건의 양극화를 해소할 방법은 없을까요?
스케일링만이라도 부담없이 할 수 있어야 한다.
가장 쉬운 방법은 무상 의료의 실현일 것입니다. 국가가 국민의 모든 질병과 고통을 국가에서 책임지는 것, 언젠가는 이루어져야할 우리의 꿈이지만 안타깝게도 아직은 현실성이 부족합니다. 그렇다면 스케일링이라도 무상에 가깝게 제공하는 것은 어떨까요? 구강 질환의 예방은 올바른 잇솔질과 정기적인 스케일링이 거의 전부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충치의 원인은 치태라고 부르는 음식 찌꺼기입니다. 환자분들이 정기적으로 스케일링을 받으러 치과에 오면 치과의사는 치태가 많이 쌓이는 곳을 발견하여 올바른 잇솔질 교육을 해줄 수 있습니다. 또 잇몸질환의 원인은 치석입니다. 치석은 치태가 잇몸과 치아 사이에서 단단하게 굳어진 것인데, 스케일링으로 치석을 정기적으로 제거한다면 잇몸질환 발병률을 현저하게 낮출 수 있습니다. 정기적인 스케일링은 이렇게 충치는 물론 잇몸질환까지 예방하는 역할을 합니다.
스케일링이 이렇게 중요하지만, 서민들은 비용 때문에 쉽게 받을 엄두를 못냅니다. 그래서 잇몸질환을 예방해준다는 민간요법이나 약 들에 의존하게 됩니다. 개중에는 일부 효과가 있는 것들도 있겠지만, 치석제거가 병행되지 않는 한 아무 효과가 없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스케일링을 받지 않으면서 다른 예방법에 돈을 쓴다면 그것은 병을 키우고 돈도 버리는 일입니다. 한편 치과의사나 치과위생사가 스케일링을 할 때에는 치아 구석구석을 꼼꼼히 살펴볼 수 밖에 없습니다. 바로 이 때 미처 진단하지 못한 숨어있는 구강 질환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습니다. 스케일링은 이렇게 구강 질환을 조기 발견하느네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그런데 스케일링 시술 가격이 너무 비쌉니다.보통 6만원 이상이지요. 이는 장정 1인의 하루 노동 임금과 맞먹습니다. 당장에 큰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예방 치료에 이만한 돈을 쓰기 에는 국민들의 살림살이가 너무 팍팍합니다. 따라서 스케일링 비용이야 말로 구강 보건 양극화 해소의 가장 큰 장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스케일링은 반드시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 되어야 합니다. 현재는 심한 치주병이 있어서 추가적인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만 스케일링에 건강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잇몸상태와 상관없이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원할 때 스케일링을 받을 수 있도록 전면적으로 건강보험 적용이 되어야 합니다. 스케일링이 건방보험 적용 대상이 되어야만 서민들의 치과 진료진입 장벽을 낮출 수 있고, 구강질환의 발생도 줄일 수 있으며 결국 국민 전체의 치과 진료비를 낮출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장기적 으로는 국가적인 건장보험 지출 규모도 낮아질 것입니다. 결국 구강 보건의 양극화를 해소하는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는 것이지요.
치과에 들른 어르신들은 다음과 같은 말씀을 가장 많이 하십니다.
“내가 평생 치과 신세 져본 일이 없을 만큼 이가 튼튼했어요. 근데 어느날 갑자기 이가 아프고 흔들려서 밥을 못 먹겠어, 동네 치과에서 치료를 잘못해준 것 같아, 돈이 없으니깐 그냥 안아프게 치료하고 약만 지어줘요.”
이런 말을 들을 때 마다 마음이 씁쓸합니다.
평생 치과를 가지 않은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할만큼 예방의 중요성을 모르시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아프고 흔들리지 않으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구강 질환에 대한 무지에 치과의사로서 책임감을 느낍니다. 이가 아프기 시작하면 당장 밥을 못먹기 때문에 생존의 문제와 직결되는 것이 가슴아픕니다. 돈이 없다는 말을 먼저 꺼낼 수 밖에 없을 만큼 치과라는 곳이 서민들에게 머나먼 존재인 것이 민망합니다.안아프게 약만 지어달라는 말씀에서 제대로된 치료는 아예 포기하신 자포자기의 마음이 느껴져 슬픕니다.어르신들을 이렇게 방치한 것은 국가와 치과 의사들의 책임입니다. 지금껏 대한민국을 이끌어 오신 어르신들이 자식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는 세상을 만들어 드렸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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