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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치료] 1. 신경치료는 왜 하는 건가요?
‘이가 너무 아파 턱을 부여잡고 며칠 밤잠을 설쳤어요. 참고 참다가 치과에 갔더니 충치를 오랫동안 방치해서 치아 속 신경에 염증이 생겼다네요. 신경치료를 해야 한다는데,치과의사가 바늘인지 나사인지 모를 뾰족한 도구를 이를 쑤셔대니까 이건 간밤의 통증은 저리 가라네요. 차라리 그냥 진통제 먹고 참을 걸 그랬어요. 여러분 이 정말 닦으세요.’
직업이 치과의사인지라 즐겨찾는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치과’라는 키워드를 자주 검색해봅니다. 그때마다 치통과 신경치료의 고통에 대한 글은 빠짐없이 등장합니다. 이가 썩으면 왜 밤잠을 설칠만큼 아플까요? 그리고 신경치료는 왜 하는 걸까요?
1. 치아 속에는 신경이 들어있습니다.
치아 속에는 뭐가 들어있을까요? 치아를 그냥 통뼈 덩어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우리 몸의 다른 부분과 마찬가지로 치아 속에도 신경과 혈관이 분포되어 있습니다. 뿌리 끝을 통해 신경과 혈관이 치아의 내부로 들어가서 속을 채우고 있지요. 그래서 차가운 물을 마시면 시리거나 하는 감각을 느낄 수 있습니다.
치아 속의 신경과 혈관 조직을 정확히는 <치수>라고 부르지만, 이 책에서는 편의를 위해‘신경’이라고 줄여 부르겠습니다.
2. 충치가 심하게 진행되면 치아 속 신경에도 염증을 일으킵니다.
충치가 있는 걸 알면서도 방치하는 분들 많으시죠? 그렇게 한참을 참고 지내다 보면 치아가 가끔 욱씬하게 아파오기 시작합니다. 또 초콜릿처럼 단 음식을 먹을 때 시려집니다. 급해서 쿵쿵 뛰면 치아가 울리듯 아픕니다. 결국 음식을 씹을 때도 아파서 반대쪽 으로 식사를 하기 시작하지요. 이쯤 되어서라도 치과를 찾으면 다행인데, 계속 방치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결국 가만히 있어도 치아가 아프기 시작하고,어느 날 너무 아파 밤잠을 설칩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아직 문도 열지 않은 치과로 달려갑니다.
이런증상들은 충치가 심하게 진행됐을 때 나타납니다.충치가 치아 표면을 뚫고 들어가 신경이 있는 곳까지 진행되면 신경에도 감염되어 염증을 일으키는 것이지요.이렇게 치아 내부의 신경에 생긴 염증을<치수염>이라고 합니다.
사실은 저도 이런 경험이 있습니다. 그것도‘치과대학생’이던 시절에 말이지요. 그만큼 치과는 선뜻 가기 힘든 곳입니다.
3. 신경에 염증이 심해지면 극심한 통증을 일으킨다.
몸에 염증이 생기면 일단 붓는 것이 기본입니다. 그런데 치아는 부을 수가 없습니다. 대신 내부에 강한 압력이 생깁니다. 이 압력이 치통을 더욱 극심하게 합니다.
치수염으로 극심한 통증이 생겨 급히 병원을 찾은 분들 중에는 도저히 마취가 안되는 분들이 간혹있습니다. 그럴 때는 어쩔 수 없이 고통을 참게하고 치아에 구멍을 일단 뚫어줍니다. 그러면 압력이 사라져 통증이 많이 줄어드는 현상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4. 신경의 염증이 뿌리 바깥으로 번져 뼈를 녹이기도 합니다.
신경의 염증이 계속 진행되면 결국 뿌리 바깥 공간에도 염증을 일으킵니다. 마치 뿌리 끝에 주머니가 매달린 것과 같은 모양으로 뼈를 녹입니다. 주머니 모양의 공간에는 염증 때문에 생긴 고름이 가득 차 있습니다.
5. 고름이 잇몸을 뚫고 바깥으로 나오기도 합니다.
염증이 더욱 심해져 고름이 뼈 속에서 더 이상 퍼질 공간이 없으면 결국 잇몸을 뚫고 나옵니다. 이런 상태가 되면 고름이 배출되면서 압력이 사라져 오히려 통증은 줄어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환자 분들은 ‘ 잇몸에 조그만게 뭐가 났어요. ’ 정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합니다.
예전에 치아가 많이 아팠던 적이 있는데, 그 부위의 잇몸에 뽈록하게 뭔가 낫다면 이런 상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잇몸 문제가 아니라 치아의 문제인 것이지요.
6.신경치료는 염증이 생긴 신경을 제거하는 치료입니다.
치아 속 신경에 생긴 염증은 치료해서 회복시킬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신경을 깨끗하게 제거하는 수밖에 없는데, 이를 신경치료라고 합니다. <근관치료>가 정확한 표현이지만, 이 책에서는 신경치료라고 표현하겠습니다.
충치 이외에 치아에 금이 가거나 심한 충격이 가해지거나 하는 경우에는 치아 속 신경에 염증이 생길 수 있으며, 이 때에도 신경치료를 해야 합니다.
다음 장에서는 신경치료 과정을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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